그리고 존재했었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그 무엇 하나 이유가 없는 것이 없다.

생명이 있다.

생명의 종류에는 인간이라는 생명도 있다.

인간이 각자의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 것, 이것을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이라 불리는 것들은 저마다의 구성원이 되고자 자신의 생명을 사용한다.

그 구성원은 사회라는 것이고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사회라는 것에 구속된다.

부족의 족장 일수도 부족의 일원일수도 있다.

나라의 왕일수도, 노예일수도 있다.

어미일수도, 자식일수도 있다.

사장일수도, 사원일수도 있다.

인간이 사람이 된 후, 사람은 저마다의 구성원이 된다.

 

어느 무렵, 인간의 종류인 한 사람이 그 구성원이 되는 것에 실패한다.

그는 그의 생명이 곧 끝나리라 믿었건만. 그의 바람은 실패했다.

그는 구성원이 되기에는 너무도 약했으며.

또한 너무도 강했다.

사람은 사람이기에 구성원이 되며 종속이 되고 한 덩어리가 된다.

즉 약하기 때문에 모여서 덩치를 키우려 하는 것이다.

강한 생물은 무리를 모으지 않는다.

한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존재했었다.

사람은 나약하다, 하지만 구성원이 되기에 실패한 ‘사람‘은 너무 강했다.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은 너무 약했다.

자신은 강했지만 그 강함을 버틸 수 있는 정신은 고작 사람의 것에 불과했다.

그의 구성원은 그에게 먹이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그의 구성원들은 그의 육체를 예리한 무엇인가로 찔러댔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그의 구성원들은 그의 몸을 차가운 물속에 넣었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사람이고 싶었고, 마찬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었다.

그 ‘사람’은 사람들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 사랑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은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은 나약하여 자신들이 기댈 수 있는 존재를 저마다의 작당으로 만들어내며 기대고 의지한다.

태초에는 불, 물, 공기, 흙이 그러했고, 의식의 구조와 체계가 높아질수록 ‘사람‘화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신‘ 이라 부르며 숭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신의 반대……. ‘악마’ 라고 부르는 신의 대항마를 만들어서 신의 권위와 힘,

그리고 사람들의 공포감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들에 의해 ‘악마’가 되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악마가 되었다.

나약한 그의 정신은 그것을 견디지 못하였고, 어찌 된 영문인지 그의 몸을 떠났다.

어쩌면 신의 ‘배려’ 인지 몰랐다.

하지만 그는 죽지 못한다.

그의 정신은 여기 저기 떠돌게 되었고, 사람을 갈망하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도 사람이었기에......

그의 정신은 온 세상을 여행하게 되었다, 육체를 떠난후 처음 스스로의 의지로 행한 일이었다.

자유로운 그의 정신은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하늘 속, 물 속, 바다 속, 땅 속을 원하는 만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여행하며 한 생명 - 이라고 칭하기에는 단어가 적절치 못하며 뜻을 다 나타내지 못하겠지만...... 을 만나게 되고 대화라는 것을 하게 된다.

 

“이 곳에 인간이 오게 되다니.”

 

- 어찌 저를 인간으로 보십니까?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

 

“너는 인간이었고 인간일 것이다.”

 

- 아닙니다! 저는 사람들 사이에서 죽고, 사람들 사이에서 살지 못합니다. -

 

“그리 될 게다. 만일 내가 너에게 보이는 모습이었다면 너는 그 모습으로 나를 판단했을 테지, 허나 나는 너를 보이는 모습으로 보지 않고 너를 사람으로 보았다. 본

질을 알고 본질을 본다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터...... 너는 정신만이 존재하지만 한없이 사람에 가깝고 그 누구보다 고결한 사람이니라......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Level2'라 칭하자. 너는 인간사이에서 났지만 인간을 넘었고, 한없이 인간이니라.”

 

- Level 2...... -

 

“인간의 품으로 가거라. 너는 네가 원하면 인간이요...... 네가 원한다면.......”

 

그는 말을 끊으며 적절한 단어를 찾아서 내놓으려 고생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단어는......

 

“악마다......“

 

악마였다.

 

Level 2는 왕(그가 아는 최고 높은 사람을 칭하는 단어 -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했다.)의 말씀을 몸에 새기고 자신의 능력에 눈을 떴다.

스스로 몸을 만들고 움직였고 원하는 만큼의 힘을 낼 수 있었다.

다시 몸을 가진 그는 너무 기쁜 나머지 자신이 났던 마을로 돌아가고, 그 곳에서 마을 사람들은 Level 2를

신으로 떠받들게 된다.

 

빛나는 자.

 

Level 2를 ‘샤이노‘라고 마을 사람들은 추대하며 신과 같은 대접을 했고,

샤이노는 마을 사람들을 가여이, 어여삐 여겨 자신이 알고 있었던 지식들은 전수하고 완벽히 인간 사회와 동화됨에 이르렀다.

샤이노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 힘은 그를 초월하여 그의 의지대로 흘러가기에 이른다.

샤이노의 마을은 번창하였고 나라가 되었으며 큰 힘을 가지게 되었고, 작은 나라들을 하나하나 문명의 길로 이끄며 커다란 대륙 하나를 전부 나라로 만들어 버리기에 이른다.

 

빛의 나라.

 

샤이나 라고 불리는 이 나라에서는 샤이노의 이름으로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들이 발전하고 고루 고루 전파되었다.

그리고 그의 고결한 정신은 자신도 인간이 되어 늙고 죽기를 희망했고.

한 명의 부인에게 세 명의 자식을 보며 인간 나이 77세로 사망하게 된다.

부인의 이름은 ‘시’ 라고 하며, 샤이노를 정말 사랑했다고 전해 졌다.

샤이노는 어떻게 알았는지 시에게 먼저 다가가 청혼을 했으며 시는 당돌하게도

 

“귀하신 분, 당신을 사랑해요 아주 깊이, 하지만 저는 이 사랑을 마음속에서 쉽게 꺼내도 될지 모르겠어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때 당시에는 샤이노의 이름을 부를수 있는 사람은 시 단 한 명뿐이었다고 한다.)

둘은 청혼한지 100일이 지나 결혼을 했으며, 모든 이의 축복을 받았다.

사망한 샤이노는 평범한 장례를 치렀으며 샤이나의 중심부 - 그가 난 마을 에 매장되었다.

그녀는 샤이노가 죽은 후에, 자신은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채로 샤이노의 무덤에 들어가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염원은 이뤄졌고, 그녀는 어느정도의 식량과 물을 들고 샤이노의 무덤속으로 들어갔고, 그 후 소식이 끊겼다.

 

그리고 빛의 나라는 몇 백 년이나 번황을 누리게 되었고 좋은 나라로 흘러갔으나, 인간 특유의 욕심으로 그 초심은 변질되어, 몇 개의 나라로 분할되었고 결국 샤이나는 멸망하게 된다.

 

후에 ‘승 무제’ 라는 사람이 나타나 큰 대륙을 통합하고, 특유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인해

방금 전의 이야기는 없던 이야기가 되어버리게 된다.

 

“응...... 좋아 좋은 이야기 잘 들었어. 오래간만에 사람 불러놓고 말이야 이상한 시답잖은 이야기나 하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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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초리가 치켜 올라간 단발머리의 여자가 앞에 있는 한 남자를 심하게 노려보며 아주 차근차근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여자는 검정 정장을 입고 있었고 광택이 나는 뾰족한 에나멜 구두를 신고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굽이 없었다.

여자의 키는 165정도 되어 보였으며 상당히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

쓰고 있는 안경은 무테안경으로 자세히 봐야 ‘안경을 쓰고 있구나!‘ 라는 것을 짐작할 정도로 투명했다.

오똑 솟은 콧날에 다부진 입에 얇은 입술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가 노려보고 있는 사람은......

 

176센티미터의 키에 평범한 고수머리를 한 뿔테안경을 쓴 청년이었다.

평범한 몸매에 평범한 키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늘씬해 보였고, 그것은 엄청난 단련을 한 튼튼한 육체 덕분이었다.

그는 차이나 칼라의 상의에 하의는 특이하게도 세줄 간 검정 체육복을 입고 있었고, 신발은 검정 찍찍이 단화를 신고 있었다.

신발이 엄청 두터웠는데 깔창에 뭔가 두터운 것을 댄 듯싶었다.

그리고 스포츠 백을 매고 있었는데 무엇이 가득 차 있는지 정말 터질듯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안경의 청년은 여성을 보며 씩 웃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알아?”

 

안경의 여성은 예의 그 치켜 올라간 눈빛을 풀지 않으며 청년을 쏘아보았다.

“글쎄? 너는 항상 국외에 있으니까 뭔가 또 외국에서 돌아다니다 이야기를 듣지 않았을까 싶어.”

 

남자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훗후후후, 사랑싸움은 그만두자고 그보다 들어봐. 이번엔 커.

멕시코에서 들은 이야기야. 게다가 완전 시골 마을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처음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이 이야기 자체를 들은 적도 본적도 없는 완전 생소한 것이었단 말이야. 그런데 한번 이 이야기를 우연치 않게 듣게 된 다음부턴 어렵지 않게 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 이게 무슨 뜻일까?“

 

여자는 놀라는 듯 했지만 냉정을 유지했다.

“그게 ‘발현‘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지금? 그런 이야기 널렸잖아.”

 

남자는 손가락 하나를 꺼내어 휘두르며 80년도에나 먹힐 제스처를 취했다.

“나이나이나이, 틀려. 어제 본 사람은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는데, 오늘 했다면? 과연 뭘까요?”

 

여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PDA였다.

“내일까지 제 일정 전부 캔슬해 주세요, 그리고 ‘기사’를 부탁드립니다. 제 위치는......”

 

거기까지 말하고 여자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검지를 세워서 입에 붙이곤 미소 짓고 있었다.

빛나는 안경알 때문에 남자의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매력적인 미소일 것이다.

“기사에게 항상 만나는 그곳으로 15시까지 와달라고 말씀해 주세요.”

 

여자는 전화를 끊었다.

 

남자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엉? 왜 15시야? 아직 12시밖에 안됐는데?”

 

여자는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당신 식사 안했잖아, 가지? 기막히게 맛있는 곳을 아니까. 내가 살게.”

 

남자는 말했다.

“허허 일에 관련되니까 대우가 달라지는구먼! 고맙네. 기꺼이 가지.”

 

계속